서축암

서축암



서축암에서

김 종배



어쩌다가 한번 가면

풍경소리에 먼저 반하고
독경소리에 귀만 반쯤 열렸다가

돌아오면

한 참 잊었다가

그러다가 또 한번가면

독경소리에 드는 마음

축대를 끼고 서면

스치는 바람
그저 지나지 않고
네가 부처냐?
실없이 까불어 대면

풀잎도 가만 가만하다가

흔들흔들
바람 손을 잡고
어쩌다가 한 번 온 나를
네가 부처냐?

목탁소리에 귀를 열고나면

목탁소리만 들리는 것을
산에 사는 바람이라도
어찌 알까